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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떡잎식물은 전체 속씨식물의 약 22%를 차지하며, 창포목에서 벼목까지 학자에 따라 11개 또는 12개 목으로 분류됩니다. 이들은 사관세포 내 삼각형 단백질성 저장체, 산재 중심주, 평행맥, 단일 떡잎 등의 공유파생형질을 통해 단계통군임이 입증되었습니다. 특히 천남성과는 육수포와 육수화서라는 독특한 꽃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토란부터 시체꽃까지 3천여 종에 달하는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외떡잎식물

외떡잎식물 단계통군의 공유파생형질과 계통학적 위치

외떡잎식물이 하나의 단계통군을 형성한다는 증거는 네 가지 주요 공유파생형질에서 확인됩니다. 첫째, 사관세포의 플라스티드 내 저장 물질이 스타치 타입이 아닌 단백질성이며, 둥근 모양이 아닌 삼각형의 큐리에이티드 형태를 띱니다. 이는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한 미세형질이지만, 외떡잎식물을 구분하는 결정적 증거입니다. 둘째, 줄기의 유관속이 진정 중심주가 아닌 산재 중심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옥수수 줄기를 자르면 물관과 체관이 하나의 단위로 산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이차생장을 하지 않는 생활형과 관련이 깊습니다. 셋째, 잎맥이 망상맥이 아닌 평행맥을 기본으로 합니다. 물론 청미래덩굴처럼 망상맥을 가진 예외도 존재하지만, 대다수는 우상 평행맥 또는 직선 평행맥 구조입니다. 넷째, 떡잎이 하나로 되어 있어 '외떡잎'이라는 명칭이 유래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형질들은 각각 예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국화과 우산나물은 떡잎이 하나이지만 쌍떡잎식물로 분류되는데, 이는 조상이 원래 쌍떡잎이었으나 발생 과정에서 한쪽 떡잎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떡잎식물 중에서도 이차생장을 하는 일부 그룹에서는 산재 중심주가 변형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카리오필리 그룹 일부에서는 삼각형 모양의 스타치 형태 저장 물질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느 하나의 형질만으로 외떡잎식물을 정의할 수 없으며, 이러한 형질들의 콤비네이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분자계통수 분석 결과, 외떡잎식물은 명확한 하나의 클레이드를 형성합니다. 핵심 속씨식물 중에서 먼저 목련군과 아이크로란탈리스(호라비꽃대목)가 분지 한 후 외떡잎식물이 분지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다만 일부 분자 데이터에서는 외떡잎식물군이 목련군 플러스 호라비꽃대목과 자매군을 이루기도 하여, 세라토필룸의 위치처럼 아직 불분명한 측면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최신 분자 자료는 외떡잎식물이 진정쌍떡잎식물군의 자매군으로 존재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외떡잎식물과 진정쌍떡잎식물을 구분하는 형질들이 진화적으로 의미 있는 분기를 나타낸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외떡잎식물은 창포목이 가장 먼저 분지 되었으며, 창포목을 제외한 나머지 외떡잎식물에서는 라피 크리스털이라는 저장 물질이 발달합니다. 이는 주로 옥살산 계열의 화합물로 이루어진 결정체로, 줄기 조직 내에서 방어 기능과 이온 저장 역할을 담당합니다. 택사목은 창포목 다음으로 분지 된 그룹으로, 천남성과, 돌창 포과, 자라풀과, 택사과, 지자체과, 지체과, 줄말과, 거머리말과, 가래과 등 13~14개 과가 포함되며 대부분 수생 또는 수변 식물입니다. 이후 마목, 판단목, 백합목, 빗자루목, 야자목, 생강목, 벼목 순으로 분지가 진행됩니다.

천남성과의 육수화서 구조와 형태적 다양성

천남성과는 약 3천 종으로 구성된 대형 분류군으로, 육수포와 육수화서라는 독특한 꽃 구조를 공유합니다. 육수포는 꽃차례를 감싸는 변형된 포엽으로, 내부에 육수화서가 발달합니다. 육수화서는 다수의 작은 꽃들이 육질의 환축에 밀집되어 배열된 구조입니다. 이러한 기본 설계는 천남성과 전체에서 일관되게 나타나지만, 속과 종에 따라 극단적인 변이를 보입니다. 꽃의 수술 개수는 2개에서 8개까지 다양하며, 암술과 수술의 배치 방식도 자웅동주에서 자웅이주까지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천남성 속 식물들은 이러한 다양성을 잘 보여줍니다. 큰 천남성은 잎이 세 장이며 두꺼운 특징을 가지고 있고, 육수포 안에 암꽃과 수꽃이 분리되어 배치된 암수이주 식물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성전환 현象입니다. 개체는 처음에 수컷으로 자라다가 구근의 크기가 충분히 커지면 암컷으로 변하며, 영양 상태가 나빠지면 다시 수컷으로 돌아갑니다. 이는 번식 전략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암꽃이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분이 축적된 후에야 암컷 단계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암꽃의 자방은 이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래는 장가를 형성해야 하지만 주로 해과로 성숙합니다. 수꽃의 수술은 네 개로 구성되는데, 이는 2+2 배열로 삼수성 기본 배수가 아닌 예외적 구조입니다.
천남성은 중부 지방까지 분포하며 큰 천남성과는 육수포 모양이 완전히 다르지만 꽃의 기본 구조는 동일합니다. 둘레 미천 남성은 잎이 두루미 모양이며 화서 끝부분이 총포 밖으로 길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남쪽으로 가면 무늬천남성, 섬천남성 등 지역 특산 분류군들이 나타납니다. 반하는 옛날 약용으로 채취되었던 식물로, 화서 끝부분이 두루미천남성처럼 길게 늘어나며, 천남성 속과 달리 하나의 총포 내에 아래쪽에 암꽃, 위쪽에 수꽃이 함께 배치된 자웅동주 구조를 보입니다. 대반하도 동일한 배치 방식을 가지며 반하보다 크기가 큰 것이 특징입니다.
앉은부채와 아기 앉은부채는 육수포가 매우 크게 발달한 종들입니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아기 앉은부채는 여름에 개화하며, 육수포 안에 전형적인 천남성과 화서가 들어 있습니다. 물배추는 수생식물로 영어명은 워터레터스입니다. 잎이 배추 모양이라 하여 물배추로 불리지만 정확히는 물상추에 가까운 번역입니다. 화서 중앙에 포가 발달하고 그 안에 암꽃과 수꽃이 배치되어 있으며, 암꽃은 자방만, 수꽃은 수술만 존재하는 단순화된 구조입니다. 칼라는 남아프리카 원산으로 야생에서 습기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자라며, 아름다운 흰색 육수포 아래 부분에 암꽃과 수꽃이 모여 있습니다. 암술과 수술만으로 이루어진 최소한의 꽃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색상의 원예 품종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천남성과의 경제적 중요성과 극단적 진화 사례

천남성과는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분류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토란류로, 아시아 열대 지역에는 20~30종 이상의 다양한 토란이 분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토란은 콜로카시아 속의 일반적인 종이며, 알로카시아, 차이니스 타로 등 다양한 속의 식물들이 동남아 시장에서 주요 식량 작물로 거래됩니다. 토란류의 구근에는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만 조리 과정을 거치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으며, 탄수화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전통적인 구황 작물로 활용되었습니다.
관상용 식물 시장에서 천남성과의 비중도 상당합니다. 아글라오네마, 안스리움, 디펜바키아, 몬스테라, 필로덴드론, 스파티필룸 등은 전 세계적으로 하우스플랜트로 널리 재배되는 종들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열대 우림의 하층부나 착생 환경에 적응하여 낮은 광도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실내 환경에 적합합니다. 스파티필룸과 안스리움은 흰색 또는 붉은색의 화려한 육수포 때문에 꽃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으며, 디펜바키아와 필로덴드론은 무늬 있는 잎의 관상 가치가 뛰어납니다. 몬스테라 델리시오사는 잎의 독특한 구멍 패턴뿐 아니라 열매도 식용 가능합니다. 육수포 내에 꽃들이 배열되고 수정 후 열매가 발달하면 달콤한 맛을 내는데, '맛있는 몬스테라'라는 학명이 이를 반영합니다.
천남성과에서 가장 극단적인 진화 사례는 양극단에 위치합니다. 한쪽 끝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서를 만드는 아몰포팔루스 타 이타눔이 있습니다. 이 식물은 시체꽃으로 불리며, 육수포와 육수화서를 합친 전체 높이가 2.5미터에 달합니다. 화서 아래쪽에는 암꽃들이, 위쪽에는 수꽃들이 배치되고, 화서 끝 부분은 길게 솟아오릅니다. 개화는 몇 년에 한 번씩만 일어나며, 개화 시 강렬한 부패 악취를 방출합니다. 이 냄새는 파리류를 유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천남성과 식물 대부분이 썩은 고기 냄새를 통해 파리 매개 수분에 의존합니다. 반대편 극단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꽃을 생산하는 개구리밥 속 식물들이 있습니다. 붕어밥은 과거 개구리밥과로 분리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천남성과로 통합되었습니다. 이들은 수면에 떠서 생활하며 뿌리가 극도로 축소되거나 소실되었고, 꽃 구조도 최소한으로 단순화되었습니다.
수생 환경에 적응한 천남성과 식물들도 주목할 만합니다. 타이포노도룸, 몬트리켈디아 같은 열대 수생식물들은 마디풀과 식물처럼 물속에서 자라지만 육수포와 육수화서 구조를 유지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식물계통분류학 23강, 김기중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teLIg-c_gwE